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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

장기적출

by 법나루 2026. 3. 16.


의식 있는 상태에서 장기적출 의논

 
  상담오신 분은 그 내용에 비추어 법원이 아닌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계속 따라다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구청에도 신고해 보고, 경찰서에도 가봤지만 따라다닌다는 그 누군가를 특정해오라고만 할 뿐 자신의 불안함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자기 말을 믿지 않았고, 여기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문제는 늘 자신을 따라다니는 자들이 매번 바뀐다는 것이고 차량으로도 쫓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뒤를 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앞에서도 맞닥뜨린다는데, 일전에는 마주 오는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비켜주지 않은 채로 한동안 멈춰선 채 차안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선생님 뒤를 미행하고 쫓는 이들이 누구일까 짐작되는 게 있느냐고 묻자, 형제들이 시킨 사람들일 것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평생 인연을 끊고 지내던 형제들이었는데 이번에 자신이 심장협심증으로 긴급 입원조치 되어 병상에 누워있을 때 병원으로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다른 가족은 없으시냐고 묻자, 배우자도 자녀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나이는 칠순에 가까워 의지할 데 없이 혼자 지내는데, 수술대에 누워 마취에 들기 전 형제들이 간호사와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수술이 잘못되어 환자가 사망할 경우 장기기증에 보호자가 동의한다는 내용과, 그 대학병원 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 병동을 언급하며 간은 어디로, 콩팥은 어디로, 안구는 어디로 각각 분배예약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천우신조 끝에 수술을 마치고 깨어났을 때 온 몸에 매직으로 낙서가 되어 있는 것으로 비추어 비몽사몽간에 들었던 장기적출의 시도가 사실이었음을 알고, 즉시 창문을 넘어 도망쳐 나왔다는 것이고 그 때부터 미행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금이라도 자신의 장기를 적출해 매매할 의도일 것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놀랄만한 사건이지만, 그래도 법적인 문제는 따져야 하므로 병원비는 내고 나왔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나를 죽이고 장기적출을 의논하던 자들에게 병원비를 낼 의무가 없다.”고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둘러댔습니다.

 그러면 그 병원비는 누가 냈느냐고 물으니, 형제들이 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형제들이 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느냐고 재차 물으니, 자신이 들었던 실손보험에 영수증을 첨부해서 70%를 환급받아서 알고 있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이제야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습니다. 내담자가 멘탈이 약한 탓에 채무의식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이며 양심의 가책으로 불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보험은 자기가 든 것이고 보험료도 자신이 낸 것이므로 보험계약에 따라 받은 보험금이므로 떳떳하다는 나름대로의 논리로 반격해왔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로부터 보전받는 실손의료비는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기 위함인데, 자신에게 생기지도 않은 타인의 손실을 마치 자기가 입은 손해인양 보험사를 기망하여 청구한 소위 자체가 잘못입니다.

 그 병원비를 삼각편취한 이유로 형제들이 실제로 내담자를 따라다녔을 수도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형제들에게 보험사로부터 보전 받은 실손 의료비를 돌려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내담자는 심리적 근원에 따른 처방은 상담범위를 넘는다는 눈으로 동의하지 않은 채, 단지 누군가 따라다니지 못하게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일견, 대학병원에서 있었다는 장기적출 시도는 내담자에 있어 참으로 끔찍한 경험이었을 것으로 그 트라우마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에서는 장기등의 기증에 관한 동의의 방식을 정하고 있는데, 본인이 서면한 문서에 의한 동의 또는 유언의 방식(제1호), 살아 있는 자, 뇌사자, 사망한 자의 배우자,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 순의 가족 또는 유족(제4조 제6호)의 선순위자 1명의 서면동의(제2호)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망하는 종기에 관하여 호흡종지설, 맥박종지설(심장사설), 뇌사설 등이 있으나, 어느 경우라도 청각은 한동안 유지된다는 의학적 견해가 있습니다.
 이 사태에서도 의료인으로서 보면 사기에 임박하거나 생사의 경각에 달린 환자 옆에서 환자를 경제적 객체로 하는 대화는 다소 신중했어야 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울산지방법원 사법접근센터 민원상담관 이성진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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