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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법

친자파양

by 법나루 2025. 11. 17.

 

이혼과 친양자 파양

 
 상담 오신 분은 부부가 협의이혼 하게 되었다며 이혼의사 확인의 절차와 신고 등에 대한 대략적인 상담을 받고,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에 관해 추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내담자는 재혼이었고 궁금해 하는 신상의 자녀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자녀로서 이혼하게 되었으니 다시 자신 앞으로 올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올리고 싶다’는 말에 대해 과거 호적제도의 수반입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인한 나머지 가(家) 단위의 호적 기재방식과 달리 인(人)별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방식을 장황히 설명하였는데 의도하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재혼과 함께 전 남편 자녀를 재혼 남편의 친생자로 입양했던 것인데, 그 파양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을 진단해 보기 위해 위자료의 귀속자를 물어보았는데 내담자가 재혼 남편에게 7,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재산분할은 각자 국민연금을 법령에 따라 지급받고 분할 받는 것 외에 달리 청산할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 파양사유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민법」 제908조의5 (친양자의 파양) 제1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가 있는 경우 가정법원에 친양자 파양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협의상 파양은 불가하고(동조 제2항), 재판상 파양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1. 양친이 친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遺棄)하거나 그 밖에 친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때
 2. 친양자의 양친에 대한 패륜(悖倫)행위로 인하여 친양자관계를 유지시킬 수 없게 된 때

 보통입양의 재판상 파양사유도 적용하지 않으므로(동조 제2항) 오직 위 2가지 사유로만 가능합니다. 내담자에게 위 2가지 사유가 있는지를 물었는데 오직 부부 사이의 문제일 뿐 자녀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재판상 이혼에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일반조항이 있는 것처럼(민법 제840조 제6호), 재판상 파양에도 ‘그 밖에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는 일반조항(민법 제905조 제4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성도 제3호 ‘양부모나 양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외에 제1호, 제2호는 친양자 파양사유와 같습니다.

 이 지점에서 드는 의문은, 보통입양의 재판상 파양사유 제3호 생사불명, 제4호 일반조항이 친양자 입양의 재판상 파양사유에서 제외됨으로써 내담자의 사연과 같은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친생부모와 양친부모 모두에게 혈족관계가 인정되는 보통입양에 비해 양친부모에게만 혈족관계를 인정받는 친양자 입양이 그 구속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결과, 가령 3년간 생사불명의 경우 오히려 더 큰 재산상, 신분상 불이익을 결과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입법자의 의도는 친양자 입양 제도의 오남용을 막고 신중하게 제도가 운영되도록 하기 위함이었겠으나, 미성년자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2호)에서 미성년자녀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오로지 미성년이던 때의 법정대리인 의사에 의해 친생부모가 결정된 것에 대해 미성년자녀가 성년이 된 후라도 자력으로 해소할 길을 차단한 것은 과도한 국가주의의 폐해로 보입니다.

 이 같은 법 현실에 내담자에 대한 지적은 ‘그러니까 친양자 입양은 신중히 결정해야 되는 것이고, 친양자 입양 이후 부부의 책임 있는 삶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귀결되기는 하나, 운명이란 인간의 능력 밖이고 결단이란 그 순간의 응집력 일뿐 영원하지 않는 인간 사고활동의 불완전성에 과도한 책임만 묻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예컨대, 내담자의 반응은 바로 “그렇다면 패륜행위를 해야 하겠네요”라고 나오는 자체가 법이 현실을 과도하게 통제한 나머지 법의 누수를 자초한 면이 크다고 보입니다. 입법자들의 진지한 입법노력이 부족한 듯 보이는 대목입니다.

​.
 울산지방법원 사법접근센터 민원상담관 이성진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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