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장애
노후생활 걸림돌 되는 전혼자녀
상담을 청한 할머니는 가족관계등록부에 불만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법률구조공단을 거쳐 여러군데 상담을 받고서 법원까지 이른 것인데 일말의 희망으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목적이란 것이 "원치 않는 자식이 노후에 걸림돌이 된다"는 취지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자녀가 4명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2명씩 성이 다른 것을 보면 2번의 혼인 중 출생한 동모이부형제자매들로 보입니다. 80년대생 2명 자녀의 아버지를 물으니 이혼하였다 하고, 70년대생 2명 자녀의 아버지를 물으니 도망나왔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문제삼는 자녀는 70년대생 자녀 2명입니다.
70년대생 자녀 2명을 낳은 사실이 맞느냐고 물으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낳은 건 맞는데 내 자식들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재차 물으니, 도망나오면서 그 집에 두고 나온 자녀 2명은 당시 남편의 호적에 올라있었고 자신은 혼자 친정 호적으로 복적했다가 재혼해서 재혼자녀 2명만 호적에 올렸는데, 정부가 멋대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떡 하니 전혼자식들까지 한꺼번에 올려놨다며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심사에 있어 부양가능한 자녀가 공공부조의 보충성 원칙에 걸림돌이 되는듯 했습니다.
구 「호적법」(2007. 5. 17. 법률 제8435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에 따라 폐지)에 따른 호적부는 호주를 기준으로 가(家)별로 편제하므로(호적법 제8조) 이혼으로 친가복적이나 일가창립하는 처(호적법 제79조 제1항 제4호,제5호) 또는 부 사망 후 친가복적이나 일가창립하는 처(호적법 제104조의2)에게는 자녀가 따르지 않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의 수반여부는 가(家)의 체제 안에서의 기록상 통일의 필요성에 따른 것일뿐, 혼인관계의 해소(이혼, 사망)로 모자간의 혈연관계까지 끊어지는 것은 아니었음은 구 호적법의 시대나 가족관계등록법의 현 시대나 다르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생물학적 친자관계는 신분관계의 장부상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든지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현 가족관계등록부는 등록기준지에 따라 개인별로 기록하므로(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혼인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역사적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 자와 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 자의 일치로 한 개인의 실체를 확인하는 블록체인 방식으로 취합되어 오히려 진실에 더 가까운 대조방식으로 평가됩니다.
이로써 구 호적부의 가(家)에 결속되어 있던 자녀들 기록을 모두 해방시켜 부와 모의 각 개인별 등록부에 선별 전사하고 각 자녀의 등록부에는 각 자녀별 부와 모를 선별 기록함으로써, 부와 모의 등록부에는 전혼관계의 자나 후혼관계의 자나 구별없이 각자의 등록부에 모두 차별없이 기록되게 되었고, 부나 모를 달리하는 자녀들의 등록부에도 각자 자신들의 부모만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불만이 많은 할머니는 부양하지 않는 전혼자식들로 인해 노후생활 보장에 걸림돌이 되게끔 제도를 일방적으로 바꾼 정부가 걸림돌을 해소해 주든지 해결책을 내 놔야 할 책임이 있다며 막무가내로 역정을 내고 말았습니다. 억지스럽게 되는 상황을 의식한 듯 재판을 할 수 없느냐고 냉정을 찾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 해서 친자로 나오면 그 뒷 감당은 어떻게 하려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한참 엄마를 찾을 때 떼어 놓고 온 자식들 가슴에 두번 못을 박는 일이고, 자식이야 상처를 받든 말든 오직 나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태도라고 나무랐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낳기는 낳았어도 내 씨가 아니다"라는 의식이 말해주듯 오랜 호적제도의 인습에 젖은 탓에 무엇이 인륜인지 조차도 구별할 수 없게된 듯 했습니다.
제도를 설득시키는 과정에서 '자업자득'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부부끼리 싸우고 도망나온 것은 부부들 사정이고 애들은 무슨 죄인가, 자녀들의 시각에서는 부부가 화합하지 못하고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에 있어서는 공동책임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부부가 이혼하는 때 가장 큰 피해자는 자녀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어린시절 자신을 버리고 간 노모를 돌보지 않는 것에 대해 윤리를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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